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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찌그러진 만년필

어느 유명한 작가가 독일을 여행할 때였습니다. 그는 공원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을 만나 사인을 해 주었습니다.

"선생님, 늦었습니다. 어서요."

소년의 차례가 됐을 때 대기하고 있던 자동차가 와서 그를 재촉했습니다. 그 바람에 서둘러 가려던 작가는 그만 만년필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어! 만년필이 떨어졌네?"

소년은 만년필을 주워들고 그에게 달려갔습니다.

"선생님, 만년필이요!"

그는 소년을 발견했지만 그냥 가지라는 뜻으로 손을 흔들어보인 뒤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작가는 독일에서 날아온 소포를 받게 됐습니다.

찌그러진 만년필과 편지가 들어 있는 상자였습니다.

'저는 공원에서 우연히 선생님의 만년필을 갖게 된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아들은 만년필을 들고 온 날부터 선생님의 주소를 알려고 애썼지요.'

그것은 겨우 열 세 살밖에 안된 소년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소년은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작가의 글이 실린 신문을 보고 신문사를 찾아가 주소를 알아냈습니다.

'그때 기뻐하던 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런데 선생님, 우체국에 가서 만년필을 부쳐드리고 오겠다던 아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너무 기쁜 마음에 뛰어가다 달려오는 자동차를 보지 못한 것입니다. 아들이 손에 꼭 쥐고 있던 만년필만이 제게 돌아왔습니다. 저는 비록 찌그러졌지만 이 만년필을 선생님께 돌려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제 아들이 그걸 간절히 원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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