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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사랑의 핏줄

어느 나른한 오후 쉬는 시간에, 드르륵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교무실에 들어섰습니다.

"저, 3학년 2반 담임선생님을 뵙고 싶은데요."

자녀의 성적이라도 확인하러 온 학부모겠거니 짐작한 선생님은 담임 신분을 밝히고 그를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침울한 표정의 그는 죄송한 부탁을 드리러 왔다며 참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선생님반 학생 기학이가 제 동생입니다."

"아, 예."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피가 모자라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물네 시간 안에 피를 구해야 하는데……."

선생님은 어떻게든 피를 구해 보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자신이 없었습니다.

"어쩐다. 스물네 시간이라……."

선생님은 고심 끝에 방송실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말했습니다. 친구의 어머니를 위해 피를 나눠달라고.

"여러분, 기학이는 여러분의 선배이고 친구입니다."

그렇게 방송을 한 후 선생님은 초조한 마음을 달래며 교무실을 서성거렸습니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났을 때 한 여학생이 수줍은 얼굴로 문을 열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선생님은 고마운 마음에 그 여학생의 손을 덥석 잡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 또 한 명… 어느새 교무실은 아이들로 가득 찼습니다.

선생님은 그들 중 건장한 학생 스무 명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검사 결과 수혈이 가능한 학생은 아홉 명이었습니다. 모두가 기꺼이 팔을 걷었고 기학이 어머니는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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