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와 앵무새 어머니는 벌써 몇 년째 앓아 누워만 계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어느 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곱게 빗어 쪽찐 뒤 우리 남매를 불러 앉혔습니다. 어머니는 마치 먼 여행이라도 떠나려는 사람처럼 슬픈 얼굴이었습니다. "정수야, 누나를 부탁한다. 니가 누나의 목소리가 돼줘야 해. 그럴거지?" "엄마, 왜 그런 말을 하세요?" 어머니는 말 못하는 누나가 마음에 걸려 차마 눈을 감을 수가 없다며 나의 손을 꼭 잡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며칠 뒤 우리 남매의 손을 그렇게 화나로 맞잡고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먼 길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먼 친척의 도움으로 야간고등학교를 겨우 마친 나는 서울에 직장을 언더 상경했고 누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혹처럼 나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더보기 이전 1 ··· 820 821 822 8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