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동화 행복한 세상

아버지와 아들

외딴 산골 오두막에 농사 짓는 아버지와 딸 하나 아들 둘, 삼남매가 살았습니다.

이 집은 삼남매 중 한 명만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가난한 살림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가족들은 냄비를 돌려 학교에 갈 사람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이 특별한 추첨 결과 학교에 다닐 수 있는 행운은 둘째에게 돌아갔습니다.

"어? 에이…"

"약속대로 니가 학교에 가는 거다."

"미… 미안해, 누나."

학교는 개울 건너에 있었습니다. 둘째는 누나와 동생에 대한 미안함에 보답하려는 듯 누구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여름이 오고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장대비에 물이 불어 개울은 급류로 변해 버렸고 소년이 학교에 가려고 나갔을 땐 벌건 황톳물이 징검다리마저 다 삼킨 뒤였습니다.

바로 그때 아버지가 다가와 발만 동동 구르는 아들을 등에 업고 개울을 건넜습니다.

"허허, 우리 아들 많이 컸구나."

아버지는 어느새 부쩍 자라 무거워진 아들이 미덥고 기특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시름시름 앓던 아버지가 몸져 누웠습니다.

누나와 동생은 아침 일찍 돈을 벌러 나가고 둘째가 병수발을 들게 되었습니다. 아들은 결석을 하는 게 싫었지만 아픈 아버지를 집에 혼자 두고 갈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아픈 몸으로도 한사코 아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것만을 걱정 하였습니다.

"콜록콜록, 난 괜찮다. 어서 학교 가야지……."

아들은 한참을 궁리한 끝에 아버지를 업고 개울 건너 학교로 향했습니다.

그 여름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를 등에 업은 채 말입니다.

교실 한켠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서 온종일 아들을 지켜본 아버지는 그 하루가 힘겨웠지만 마냥 행복했습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귤을 세는 아버지  (0) 2010.06.16
게으른 아들  (0) 2010.06.15
초록 손수레  (0) 2010.06.13
희망의 연  (0) 2010.06.12
딸을 위한 기도  (0) 2010.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