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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희망의 연

교도소 어두운 창살 안에 한 남자가 갇혔습니다. 그는 중죄를 지어 종신형을 선고 받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절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았습니다. 그는 몇날 며칠씩 말 한마디, 웃음 한번 흘릴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운동장에서 운동을 할 때였습니다.

연 하나가 육척 담벼락 너머로 떠오르는 게 보였습니다.

"저기 좀 봐! 웬 연이지?"

연은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은 곳까지 올라갔습니다.

"에휴, 연이 우리보다 낫구먼."

"그러게. 나도 저렇게 좀 훨훨 날아 봤으면……."

재소자들의 마음을 싣고 연은 교도소 하늘 위를 한참이나 맴돌다가 아침 운동시간이 끝나자 할 일을 다했다는 듯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연은 같은 자리에서 떠올라 하늘을 맴돌았습니다.

"도대체 누가 연을 띄우는 거야?"

"나 참……."

연의 비밀이 궁금해진 그는 교도관에게 슬며시 물어보았습니다.

"대체 누가 연을 띄우는 겁니까? 무슨 일이죠?"

"몰랐습니까? 당신 아들이라던데……."

"예에?"

자신의 아들이란 말에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교도소에 들어올 때 겨우 걸음마를 땐 철부지였는데 그 아들이 그새 자라 아버지를 향해 뭔가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너였구나, 너였어……."

그날부터 그의 생활은 달라졌습니다. 기운을 추스리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으며 진정으로 참회해 형량까지 줄게 됐습니다.

마침내 그가 출소하던 날, 교도소 담장 밖엔 어느새 청년이 된 아들이 연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많이 컸구나……."

"아버지!"

감회에 젖어 눈시울이 붉어진 아버지를 아들이 맞이했습니다. 하루가 백날같은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죄수에게 아들의 연은 한가닥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었으며, 가족의 깊은 사랑을 전하는 무언의 전령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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