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가르침

그는 한없이 정겹고 순하디 순한 아이들이 좋았습니다.

그가 시골 작은 학교의 선생님으로 부임한지 1년이 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서울에 사시는 어머니가 먹을 것이며 옷가지를 바리바리 싸들고 아들을 만나러 내려왔습니다.

"어머니, 제가 좀 늦었어요. 고생 많으셨죠?"

아들은 수업이 끝난 뒤 어머니를 마중하러 나갔고, 어머니는 어느새 자라 제법 교사티가 나는 아들을 대견해 했습니다.

모처럼 어머니 숨소리를 자장가 삼아 푸근히 자고 난 아침, 그는 지각하지 않으려고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다녀오너라. 내 걱정은 말고 아이들 잘 가르치거라."

어머니는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아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자취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5리, 그리 먼 길을 아니었지만 도중에 개울을 건너야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징검다리 돌 하나가 잘못 놓여 있어 개울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옷을 갈아입으려고 자취집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온 몸이 물에 젖어 물을 뚝뚝 흘리는 아들을 보고 어머니가 놀라서 뛰어 나왔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

"별일 아니에요. 징검다리를 잘못 디뎌서요."

어머니를 안심시킨 뒤 옷을 갈아입으려 하는 바로 그때, 어머니의 엄한 목소리가 들여왔습니다.

"그래, 그 돌은 바로 놓고 왔느냐?"

어머니의 물음에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얼굴을 붉혔습니다.

"그래가지고 어디 선생이라 할 수 있다더냐? 어서 돌부터 바로 놓고 와서 옷을 갈아입어라."

하는 수 없이 그는 개울로 달려가 뒤뚱대는 돌을 바로 놓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그는 어머니의 그 호된 질책을 떠올렸습니다.

"돌은 바로 놓고 왔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