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동화 행복한 세상

소년과 물새알

작은 섬마을에 한 소년이 살았습니다.

소년은 날마다 바닷가에 나가 파란 하늘, 하얀 물새, 밀려오는 파도를 벗삼아 놀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풀섶에서 물새알을 발견했습니다.

"아, 이쁘다."

예쁜 물새알을 주운 소년은 얼른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보였습니다.

"엄마 엄마, 새알이야. 모래속에 있었어요."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물새알을 요리해서 소년에게 주었고, 소년은 어머니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날도 소년은 바닷가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이제 파도와 놀지 않았습니다. 온종일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물새알만 찾아 헤맸습니다.

어쩌다 물새알을 찾기라도 하면 손뼉을 치며 기뻐했고 찾지 못하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슬퍼했습니다.

그날도 허탕만 치고 힘없이 집으로 돌아가던 소년은 외딴집 닭장에서 암탉이 막 알을 낳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물새알과 비슷한 달걀을 몰래 훔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이번에도 말없이 그것을 요리해 주었습니다.

그날 이후 소년은 더 이상 바닷가를 헤매지 않았습니다. 대신 외딴집 닭장 앞에서 닭이 알을 낳기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소년이 청년이 됐을 때 그는 어느새 남의 물건을 슬쩍슬쩍 훔치는 소매치기가 되었습니다. 그의 도벽은 걷잡을 수 없이 심해졌고 끝내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늙은 어머니가 감옥을 찾아가자 소년은, 아니 이제 어른이 된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물새알을 주워 왔을 때 왜 야단치지 않으셨어요…. 얘야, 어미 물새가 알을 찾느라 얼마나 애태우겠니라고 한 마디만 하셨어도… 흑흑."

아들의 원망에 어머니는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때 물새알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한 마디만 했더라면, 올바르게 가르쳤더라면 하고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물새알도 소년도 제자리로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늦은 뒤였습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손  (0) 2010.07.19
어머니의 가르침  (0) 2010.07.18
어머니는 수험생  (0) 2010.07.16
마지막 여행  (0) 2010.07.15
어머니의 기다림  (0) 201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