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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집 나간 아들

작은 산골 마을에 한 농사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식구라곤 열두 살 난 아들과 황소 한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어느 날 밤, 농사꾼은 한 일로 아들을 심하게 나무랐습니다. 가슴은 찢어지는 듯 아팠지만 아들의 종아리에 회초리를 대고 말았습니다.

"아야 아, 아파요……."

"또 이런 일이 있을 땐 아주 쫓겨날 줄 알아라."

아버지는 아들을 엄하게 나무랐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자초지종을 알아보기도 전에 종아리부터 때린 아버지가 미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원망스러운 마음이 누그러지지 않아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계속 흘러내렸습니다.

"흑흑흑……."

다음 날 아침, 농사꾼은 해가 중천에 뜨도록 보이지 않는 아들을 깨우러 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 녀석이 몇 시인데, 아직까지… 아니!"

아들의 방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아들이 그만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그날부터 그는 만사를 제쳐두고 사방팔방 아들을 찾아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아들을 보지 못했냐고 물었습니다.

"너. 우리 덕배 못봤냐?"

"형님, 혹시 우리 덕배 못보셨소?"

아버지는 목놓아 울며 아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덕배야… 덕배야!"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들을 아무것도 아닌 일로 야단을 친 자신이 후회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후회를 해도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다녀도 아들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며칠 후, 아버지는 뭔가를 결심한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시내 중심가의 유명상점으로 가서 그 앞에다 큰 광고판을 세웠습니다.

광고판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덕배야, 사랑한다. 집으로 돌아오너라. 내일 아침 여기서 만나자.'

다음날 아침,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광고판을 세운 상점 앞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 광고판 앞에는 뜻밖에도 덕배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이 일곱 명이나 와 있었습니다. 모두가 가출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 중엔 종아리 몇 대 맞은 게 억울해 아버지를 버리고 집을 나갔던 그의 아들 덕배도 있었습니다.

"덕배야!"

다른 아이들 틈에서 차마 나오지 못하고 있던 덕배가 빼꼼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 아빠."

"덕배야, 이 녀석아!"

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았습니다. 아들 덕배는 실망과 부러움이 엇갈린 다른 아이들의 시선을 뒤로 한 채 아버지의 품에 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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