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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어머니의 기다림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등록금이 면제되는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들은 언제나 월요일 아침이 되면 기숙사로 가기 위해 짐을 챙깁니다. 어머니는 그때마다 때에 절은 손으로 차비 몇 푼을 겨우 쥐어 주곤 돌아앉아 속앓이를 하십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어머니가 기숙사로 아들을 찾아갔습니다. 어머니는 너무 뜻밖이라 왜 오셨냐고 말도 못하고 서 있는 아들에게 몇 번을 접었는지 모르게 꼬깃해진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미안하구나, 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서……."

아들은 어머니의 그 손이 부끄러워 얼른 방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몇 년 뒤, 그 아들이 교통사고를 내고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수갑을 찬 아들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보며 아들은 비로소 다짐했습니다.

"죄송해요 엄마……. 조금만 기다리시면 제가 호강시켜 드릴게요."

"그, 그래……. 기다리마, 기다리구 말구."

출소 후 아들은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일했습니다.

돈을 모을 때까지는 어머니 앞에 나타나지 않으리란 결심으로 명절 때도 찾아가지 못하고 견뎠습니다.

그렇게 삼 년이 지나고 설을 앞 둔 어느 날, 그가 어머니께 드릴 선물을 마련했습니다. 이젠 찾아갈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 밤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큰아들이 돈 벌어 호강시켜 준댔다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전갈이었습니다. 그날 어머니에게 드릴 선물을 가슴에 안은 채 아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머니, 왜 하루를 기다리지 못하셨습니까? 하루를……."

어머니 가슴에 박힌 못을 끝끝내 뽑아드리지 못한 아들은 눈물만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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