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동화 행복한 세상

빵집 아이

한 작고 예쁜 빵가게가 있었습니다.

10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며 모은 돈으로 겨우 가게를 장만한 주인은 진열장의 빵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불렀고, 손님이 많은 날은 행복한 미소가 입가를 떠날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가게 진열장에서 빵이 한 봉지 두 봉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다. 분명히 많이 남았었는데……."

이상한 일이었지만 주인은 잘못 헤아렸거나 이미 팔고도 기억을 못하는 것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의문의 빵 실종 사건은 매일 되풀이됐습니다.

대체 누구 짓인지 범인을 잡기로 한 주인은 촉각을 곧추세우고 빵가게에 드나드는 사람을 일일이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주인의 그 감시망에 걸려든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의 열 살배기 딸아이였습니다. 학원 가는 길에 가게에 들른 아이가 엄마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슬그머니 빵을 집어넣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세상에……."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아이의 빵 훔치기는 계속됐습니다.

먹고 싶다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빵을 굳이 몰래 가져가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한 주인은 그날도 빵 두 봉지를 가방에 슬쩍 집어넣고 나가는 딸아이의 뒤를 밟아 보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뒤를 따라가던 주인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니, 쟤가?"

딸아이가 멈춰선 곳은 미술학원 앞 지하도 입구였습니다.

딸아이는 그곳에서 구걸을 하고 있는 소년 앞에 빵봉지를 내밀었습니다.

"고마워. 내 동생은 이 빵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대."

딸아이는 불쌍한 소년을 위해 날마다 빵을 건네 주었던 것입니다.

'휴, 그럼 그렇지.'

딸의 모습을 몰래 지켜본 주인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아예 딸아이가 가져갈 두 봉지의 빵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언제든 가져갈 수 있게 말입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을 수 없는 꿈  (2) 2010.07.05
사랑의 반창고  (0) 2010.07.04
봉숭아 화분  (0) 2010.07.02
행복한 의사  (0) 2010.07.01
성실이라는 무기  (0) 201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