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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사랑의 반창고

엄마가 부엌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엄마, 이거 뭐야?"

"으응…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 드리려고 죽을 쑤는거야. 그분은 딸을 잃어서 가슴에 상처를 입었거든."

엄마는 사람이 아주 슬픈 일을 겪을 때는 음식을 만들거나 청소를 하는것이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사온 지 얼마 안된 옆집엔 여섯 살짜리 딸과 어머니가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딸이 나쁜 병을 앓다가 그만 하늘나라로 떠난 것입니다. 아주머니는 슬픔이 병이 돼서 몸져 누웠지만 아묻 돌봐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 옆집 사는 사람인데요… 이것 좀 드시라고……."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 때가……."

아주머니는 엄마가 가져간 죽을 몇 술 뜨다 말고 목이 메어 우셨습니다.

"흑흑……."

다음날 학교에서 돌아오던 나는 약국에 들러 반창고 한 통을 산 뒤 옆집문을 두드렸습니다.

"수지구나. 네가 무슨 일로……."

"아줌마! 가슴에 난 상처에 이걸 붙이면 금방 나을 거예요."

아주머니는 무릎을 꿇고 앉아 나를 와락 껴안았습니다.

"고맙다. 수지야… 고마워."

그 다음날 자리를 털고 일어난 아주머니는 작은 유리상자가 달린 열쇠고리 하나를 사 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내가 준 일회용 밴드를 넣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반창고! 그것을 가슴의 상처를 치료하는 묘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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