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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활자, 책, 그리고 독서에 대한 단상

오늘날 현대사회를 한마디로 딱 얘기해 보라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말하겠는가?

기타 여러 대답들이 나올 수 있겠으나 필자가 바라는 정답은 다름아닌 '정보화 사회' 라는 것이다.

그만큼 '정보' 라는 것을 빼고는 아무것도 생각 할 수 조차 없는 그런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바로 '독서의 중요성' 이었다.

왜 '정보' 라는 컨셉으로 잘 나가다 엉뚱한 단어로 헷갈리게 하느냐 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게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에 맞춰 반드시 필연적으로 행해져야 하는 것이 바로 '독서' 라 생각하기에 이렇게  강조 또한  해 보는 것이다.

덧붙여 정보의 시초가 된 계기는 바로 '활자' 의 발명이었다.

그렇기에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미리 서술하는 바이다.


일단 '독서' 라는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자.

한자로는 읽을 '讀', 글 '書'.

영어로는 'Reading'.

일어로는 '' 또는 '

말 그대로 '글을 읽는다' 라는 것이 되겠다.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 을 만들어 쓴다는 것.

그리고 그 '글' 을 통해 서로간에 의사소통을 행한다는 것.

굳이 부연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이 '문자' 에 대한 발명이니, 역사니 하는 자세한 내용들은 인터넷에서 조금만 노력해 검색해봐도 자세히 알 수 있는 부분이기에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독서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다양하며 그 개념적 정의도 단순히 ‘책을 읽는다’ 는 미시적 개념에서부터 ‘필자의 기호화된 의미가 독자의 뇌리에 재생되어 다시 형성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거시적 개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정의들은 크게 세 가지의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독서행위를 ‘단순히 문자에서 의미를 도출하는 문자의 해독과정’으로 보는 견해이며,

두 번째는 ‘독서 행위가 문자의 해독은 물론 필자의 사상과 감정의 의미까지를 해독 과정’으로 보는 견해이다. 가장 진보된 개념은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는 독서과정 이론에 부합되는 정의로 독서를 ‘글의 이해는 물론 독자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분석, 종합, 추론, 판단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고 과정’으로 보아 필자와 독자의 의사소통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진츠(M.V,Zintz)는 이와 같은 여러 정의들을 종합하여 독서를 ‘사회적, 심리적, 생리적, 지각적, 언어적, 지적인 복잡한 과정’으로 제시하였고, 미국 독서관계 전문가 회의에서는 ‘독서는 글쓴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의미를 기호화 한 것을 독자의 뇌에 재생하는데 있어 읽을 자료, 독자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독자의 생리적, 지적 활동의 세 가지 면이 상호 작용하여 일으키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정의했다.(손정표, 1999)

이러한 정의는 독서 행위는 글에 담긴 단어 또는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로부터 글 전체의 의미를 파악하고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함은 물론 글 속에 숨겨진 글쓴이의 의도까지 파악하여 해석. 감상하는 역동적인 의미 재구성 과정으로, 독서 과정에서 독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이 강조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넓은 의미에서 '독서' 이고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책' 이다.

우리가 비록 첨단화된 정보화 사회속에 살아간다 하여도 '책' 은  독특한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

강조하건데 보통 인터넷을 많이들 사용하고 이용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책' 만한 건 없다고 본다.

정보화 시대에 맞춰서 '책? 그게 뭐 필요해? 나는 평상시 모니터, 또는 액정화면으로 독서를 한다.' 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작 '책' 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가히 따라오지 못한다.

필요할 때 언제든 펼쳐 읽어 내려갈 수 있고 그러다 잠시 눈을 감고 내용에 대한 감상에 젖어 볼 수 있는 낭만이 있는것이 바로 '책' 이다.

모름지기 일상에서 쉽고 재빠르게 행동으로의 전환도 쉬운게 '책' 이고 여담이지만 급할 땐 냄비 받침으로도 대용할 수도 있는 무시못할 장점이 많은 '책' 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도 '누워서도 독서를 할 수 있다' 는 것은 바로 '책' 만이 가질 수 있는 최강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笑)

이렇듯 '책' 은 늘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이며 '독서' 는 늘상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 을 이루는 '활자' 에 대한 엄격한 규정도 있었다.

다들 아는 사실이겠지만 역사가 말해주듯 동양에서의 '책' 은 정말로 귀하디 귀한 존재였다.

'책' 은 소중한 것이었고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기에 '책' 을 만드는 작업 역시 아무나 개입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글자' 하나하나의 오타 조차도 엄격히 다스리는 규정이 있었으며 심지어 오타 하나에 매를 맞고 파면 당하는 벌까지 주어졌다.


1543년(중종 38)에 간행한 법전 [대전후속록]에는 책의 인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규정이 실려 있다.

책을 인쇄할 때 감인관(監忍官), 감교관(監校官), 창준(唱準), 수장(守匠), 균자장(均字匠)은 1권에 한 자의 오자가 있을 때 태 30대에 처한다, 한 자가 더 틀릴 때마다 한 등급 높은 처벌을 가한다. 인출장(印出匠)은 1권에 한자가 틀리거나 글자가 지나치게 짙거나 희미한 경우 태 30대에 처한다. 한 자가 더 틀릴 때마다 한 등급 높은 처벌을 한다. 모두 글자 수를 계산하여 처벌한다. 관리들이 다섯 자 이상이 틀리면 파면한다. 창준 이하 장인들은 매를 맞은 후 근무 일수 50일을 줄인다. 사면이 되기 전에는 다시 쓰지 않는다. 원본에 오자가 있는 경우에는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조문은 활자로 책을 인쇄할 때 오자를 낸 사람에 대한 처벌 규정이다. 이 조목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책 인쇄와 관련한 여러 직책이다. 감인관은 인쇄를 감독하는 관리, 감교관은 교정을 감독하는 관리이다. 감인관과 감교관은 실제 인쇄를 담당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이를 감독하는 관리이다. 창준 이하는 실제 인쇄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창준은 원본, 즉 인쇄를 위한 원본 내용에 들어 있는 글자를 불러주는 사람을 말한다. 창준이 불러준 활자를 찾아내어 인쇄할 판에 배열하는 일을 맡은 사람이 수장이다. 수장은 평소에 활자의 보관과 관리도 담당했다. 균자장은 식자판에 배열된 활자가 잘 인쇄될 수 있도록 글자의 높낮이를 고르게 하는 사람을 말하며, 인출장은 인쇄를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인쇄를 관장했던 만큼 인쇄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업무가 상당히 분업화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쇄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앞의 조문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인쇄할 때 오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처벌 규정이다. 이 규정에서 말하는 1권이란 오늘날의 책 1권의 개념이 아니다. 오늘날의 1권은 조선시대에는 1책이라고 했으며, 1책이 1권인 경우도 있지만 1책에는 보통 2~3권이 들어 있다. 옛 책의 권은 오늘날의 장(章)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책들은 요즘 책들에 비해 글자가 컸기 때문에 1권에 들어가는 글자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므로 1권에 오자 한 자가 있을 때 태형을 가한다는 것은 참으로 엄격한 처벌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관리들은 다섯 자 이상 틀리면 파면을 당하기까지 했으니 실로 엄청난 벌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인출장은 인쇄 상태가 좋지 않아도 자수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 (중략)

[조선출판주식회사] 중에서, 이재정, 안티쿠스, 2008

실로 어마어마한 규정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웃기는 소리다.

완전 어거지에다 그 시대 당시의 어느 힘쎈 고위간부가 설렁설렁 만들어 놓은 날림규정인 것도 같다.

겨우 오타 몇자로 밥줄이 끊기고 하다니 정말 현세에서 볼때 좀 측은한 생각마저 들게 하는 규정이다.

그렇지만 정말 실제로 행해졌다고 하니 그 얼마나 엄격한 도서출판의 조선시대였는지를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하는 얘긴데, 앞으로 우리들도 휴대폰으로 '문자' 를 남길때나 인터넷에 '글' 을 올릴때, 그리고  메일과 메신저를 주고받을 때 만이라도 가능한 오타를 줄이거나 남기지 말도록 하자.

가는 '글' 이 깨끗하면 오늘 '글' 도 깨끗하다는 건 서로가 잘 알고있는 무언의 법칙이자 진리다.


이유불문하고 '책' 을 마구마구 많이 읽자.

'책' 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해가 될 건 전혀 없다.

타인과 말을 한 마디 함에 있어서도, 자신의 생각을 '글' 로 적는 부분에 있어서도 오히려  생각이 깊고 언어구사력이 세련되어지는 그렇게 발전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책' 과 얼마나 친한지 당신의 수준을 테스트 해 보기 위해 몇가지 질문을 준비했다.

1. 화장실에 갈 때는 아무리 급해도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꼭 챙긴다.
2. 피치 못해 화장실에 읽을거리를 챙겨가지 못했을 때는, 볼 일을 보면서 주변에 보이는 활자들을 꼼꼼히 읽는다.
3. 친척들이 사는 시골에 내려갔을 때 마땅히 읽을 게 없어 " 축산신문" 이나 농약 사용설명서를 20분 이상 읽어본 적이 있다.
4. 신문을 광고(와 신문 사이에 끼여있는 광고지)와 주식시세를 포함해서 1면부터 끝까지 다 읽어본 적이 있다.
5. 대형서점에 한 번 가면 평균 3시간 이상 서 있는다.
6. 책 냄새를 좋아하고 5가지 이상의 책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7.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 때는 주로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읽는다.
8. 집을 떠나게 되면 (예:피서갈 때, MT갈 때) 꼭 책이나 잡지 한 권 이상을 가방에 챙긴다.
9. 책값이 비싸서 망설여본 적이 없다. 책값은 아무리 비싸도 아깝지 않다.
10. 나는 서핑 중독 증세도 있다.
11. 하지만 채팅보다는 주로 눈팅을 선호한다.
12. 책을 도저히 놓을 수 없어 약속시간에 늦을 때가 종종 있다.
13.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14.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과 알고 지냈다.
(단, 학교 도서관이 없었던, 또는 사서 선생님이 없었던 불행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은 공공 도서관 사서나 서점 주인도 됨.)
15. 맞춤법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찌개"를 "찌게" 라고 쓴 식당에 들어가면 불편해진다.)
16. 혼자 식사할 때는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결국 찌개는 식고 밥은 딱딱해진다.
17. 밤에 불빛이 밖으로 새나가지 못하게 이불을 둘러쓰고 몰래 책을 본 적이 있다.
18. 고3 때는 집에서 나 때문에 신문을 끊었다. (논술 세대는 제외)
19. 시험 전날 딴 책을 보느라 밤을 새거나, 책을 읽느라 숙제를 못해간 적이 있다.
20. 플랫폼에 걸린 지하철 노선도는 아무리 오래 봐도 재미있다.

테스트 결과는 아래 '더보기' 클릭


어떤가?

활자 중독까지는 바라는 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정상이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면 좀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결과에 대한 앞으로 행해져야 할 방향은 본인 스스로가 각자 알아서 잘 판단하기 바란다.

급변하는 정보화인 현대사회에서 계속 시대에 뒤떨어지는 낙오자로 살 것인지, 아니면 지금 당장 마음에 드는 한권의 '책' 이라도 냉큼 사러 갈 것인지를….